아키야마가 대학 교수된 게
나오를 위해서라는 것도 좋다.

아무리 사연이 있어도 자신은 (천재 사기꾼이고 나발이고) 전과자고
나이차도 있고(...)
나오는 앞길 창창한 여대생이니까...
나오 인생에서 사라져 주는 게 가장 나오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겠지.

왜 이렇게 극단적인 생각을?!
하냐 묻는다면 아키야마가 어렴풋이 나오의 마음을 인지하고 있어서.
나오 스스로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나오의 마음을 파악하고 계시는 천재 심리학 겨수(가 될 예정이신) 아키야마 신이치 ㅇㅇ 나오가 아키야마에게 갖는 감정은 인간으로서의 호감과 이성적인 호감(음... 다른 워딩 뭐 없을까? 성애적인 호감?) 딱 고 경계에 있는 거였으면 좋겠다.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지..... 그래서 더이상 관계가 깊어지기 전에 거리를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.
 
근데 사람 마음이란 게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ㅠㅠ 파이널 스테이지 끝나고 곁에 있어달라고 하는 나오에 속으로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'옆에서 사기 당하지 않게 도와주기만 하는 관계라면...' 하고 곁에 머물러 주는 아키야마겠지.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 자신 없이 너 혼자서라도 괜찮다고 말하니까 금방 시무룩해지는 나오의 얼굴을 보니까 차마 거절하지 못하겠는 거.

일본이라고 전과자에 대한 대우가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. 어디 제대로 된 곳에 취직하는 건 물건너갔고 일단 일용직 일이라도 알아봐서 급한대로 버는데 지금이야 괜찮지만 나이 들어서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첫날부터 강하게 들 거다 ㅠ 어느 정도 돈만 모이면 주식 같은 걸로 벌어먹고 살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키야마였겠지.

사실 이걸로 나오가 자신한테 정 떼게 하려는 시도도 해봤으면 좋겠다.
라이어게임 할 때야 게임에서 살아남기 바빠서 서로에 대해서 알 시간이 없었다 치는데 게임이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자신이 아키야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걸 깨닫는 나오인거. 이것 저것 물어보는 나오에 예전 같았으면 너랑은 관계 없는 일이야, 하고 말 안 해 줬을 거지만 이제는 많이 누그러져서 단답식으로나마 전부 대답해 주겠지.  앞으로 뭐 할 계획인 지까지 얘기가 나와서 자연스레 일 얘기가 나오고 일용직 일 하는 얘기까지 나오겠지.
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 전과자인 걸 상기시키는데 딱히 나오가 이런 일로 자신을 멀리 할 애는 아니란 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나오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서 오히려 당황하는 아키야마였으면 좋겠다 ㅋㅋ

-아키야마상.
-?
-식사는 제대로 하고 계신가요?
-(미간 좁힘)?
-안 된다고요? 안 그래도 몸 상하는 일인데 제대로 챙겨먹지 않음!

자신에게서 멀어지게 할 생각이었는데 되려 당장이라도 자신에 집에 쳐들어와 식사를 챙겨 줄 기세인 나오에 아키야마가 한숨을 푹 쉬겠지.

나중에 공사판에서 일하다가 잠시 쉬러 나왔는데 우연히 대학 동기들이랑 있는 나오랑 마주치는 아키야마 보고 싶다. 아키야마는 당연히 모른 척 하려는데 나오가 먼저 아는 척하겠지. 앞으로의 인생이 순탄치 않을 게 뻔한 일용직 근로자와 척 보기에 고생이라곤 모를 거 같아 보이는 여대생의 조합이라니... 동기들도 동기들이지만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걸  아는 지 모르는 지... 나오는 아키야마 걱정하느라 바쁨. 예상은 했지만... 저희에게 쏟아지는 시선이 나오에게 있어 결코 좋은 시선이 아니란 걸 아니까 적당히 대꾸해 주다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니냐며 나오를 보내는 아키야마일 거다. 나오가 돌아오자 동기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아는 사이냐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게 보이겠지. 멀어져 가는 나오와 그 일행들을 보면서 정말이지 무슨 관계인 건가... 속으로 자문하는 아키야마였으면. 무슨 관계이건 그녀의 곁에 있기로 한 이상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겠지. 아키야마의 휴식시간은 조금 더 남아있어서 그대로 생각에 잠겨있는데 아키야마상!, 하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올 거다. 고개를 돌리니까 봉지를 들고 뛰어오는 나오가 보임. 생글생글 웃으며 건네는 봉지를 받아서 열어보니 피로회복제랑 빵, 우유, 견과류같은 게 이것저것 담겨있겠지. "너 말야..." 하고 아키야마가 한소리 하려는데 그간 아키야마랑 보냈던 시간이 헛되진 않았는지 슬며시 미간을 좁히는 아키야마를 보고 대충 이런 반응이 나올 거란 걸 예상한 나오가 "저 그럼 진짜 가볼게요!" 먼저 선수치고 가버림.

고민하던 아키야마에게 카츠라기로부터 연락이 오겠지. 기간제 강사로 추천은 해뒀지만 되고 안 되고는 네 연구 성과에 달려있는 거라고. 말은 쌀쌀맞게 해도 사실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을 개인 조교도 아니고 강사로 추천했다는 거부터 자신의 편의를 많이 봐준 거란 것 쯤 아키야마도 알고 있을 거다. 사실 나오만 아니었어도 쓸 데 없는 참견이라며 거절했겠지만, 며칠 전 길에서 나오를 마주쳤을 때를 떠올린 아키야마가 망설임 끝에 어째서냐고 물음. 학계 차원에서 재능이 썩어가는 게 아까울 뿐이라고 얘기할 뿐 전에 진 빚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던 카츠라기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설마 그 일을 계속하면서 칸자키 나오양을 만날 파렴치한 생각은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만... 하고 덧붙임. 따, 딱히 너를 위해서 그런 건 아니라구! 하는 츤데레적 행동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오를 위해서라면 아키야마의 경제력이라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카츠라기였으면 좋겠다.

마지못한 척 받아들인 아키야마였지만 사실 넘나 천직 아니겠음? 나오한테 설명해줬을 때처럼 학생들 수준에 맞게 잘 가르쳐서 단숨에 전임 강사 (?) 자리 꿰차고 따로 준비한 연구 논문이 학회에서 인정받아서 차근차근 교수직까지 따내는...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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